[학생의 날]80년대엔 '시위의 날' 신세대들엔 의미 퇴색

  • 입력 1999년 11월 3일 20시 03분


“‘학생의 날’이 뭐 하는 날입니까. 쉬는 날인가요.”

3일 70주년을 맞은 ‘학생의 날’에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학생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대규모 기념식을 가진 뒤 거리로 뛰쳐나가곤 하던 80년대의 ‘학생의 날’ 모습은 이미 오래전의 일.

90년대 초반까지 꼬박꼬박 기념집회를 갖던 각 대학 총학생회도 97년 이후 행사를 거의 중단했고 올해에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대학에서는 행사를 일절 하지 않았다.

학생의 날은 70년 전인 1929년 11월3일 일제 식민지교육에 항거해 광주지역 학생들을 필두로 전국의 학생들이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외치며 궐기했던 날.

이후 60주년이었던 89년에는 3만명의 학생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며 ‘5공청산’을 요구하는 등 학생의 날은 ‘학생 민주화 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70주년을 맞은 올해, ‘학생의 날’의 의미를 아는 학생은 거의 없다.

서울대 1학년인 김모군(20·경제학부)은 “오늘이 학생의 날인지 몰랐고 이날이 정확히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도 몰랐다”며 “요즘 신세대 중 누가 ‘항일정신’같은 옛날 이야기에 신경을 쓰겠느냐”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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