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와 종로 일대의 전자오락실마다 어김없이 ‘쿵쾅’대는 소리와 강한 비트의 음악이 울려퍼진다. 여기에 가면 젊은이들이 이른바 ‘DDR(댄스 댄스 레볼루션)’이란 음악시뮬레이션게임에 빠져 격렬한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공중에서 360도 도는 동작은 신세대에게 기본 스텝일 뿐이다.
음악시뮬레이션게임의 원조는 ‘디스크자키(DJ)게임기’. 화면을 따라 내려오는 막대기에 맞춰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면 음악이 연주되는 게임이다.
이어 음악게임의 전성기를 맞게 한 것이 화면에 나오는 화살표와 음악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는 ‘댄싱게임’이다.
▽국산게임기의 약진〓일본 코나미가 개발한 ‘비트마니아’와 ‘DDR’ 게임기가 국내에 수입되면서 이들 게임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올해초 국산 DJ게임기와 댄싱게임기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어뮤즈월드의 ‘EZ2DJ’ 안다미로의 ‘펌프 잇 업’ 연합전자의 ‘리드 앤 댄스’ 등 국산제품은 일본 게임기에 맞서 뜨거운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게임기가 팝송 위주라면 국산 게임기는 국내 인기가요 위주의 컨텐츠에 가격도 대당 200만∼500만원 저렴해 이미 600대 넘게 팔렸다.
▽이제는 PC로 즐긴다〓음악게임의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에는 PC에서 댄싱게임을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발판 패드’가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PC용 댄싱게임 세트는 2만∼7만원대로 가격도 저렴한 편. 시중에 나온 대표적 제품으로는 리딩엣지의 ‘렛츠댄스’ 메가상사의 ‘댄스마니아’, 게임본부의 ‘댄스퍼포먼스Ⅱ’등을 꼽는다.
렛츠댄스는 2인용 플레이가 가능하며 클론 김건모 유승준 등의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다. 댄스퍼포먼스Ⅱ의 경우 월간지 ‘PC라인’에서 1만8000원에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PC용 댄싱게임의 장점은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점. 많은 사람이 구경하는 전자오락실에서는 차마 댄싱게임기에 올라설 수 없는 구세대도 부담없이 DDR 게임에 도전해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헬스클럽에서도 이 댄싱게임기를 도입하고 있을 만큼 ‘운동’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10분만 따라 해도 절로 땀이 난다.
게임종합지원센터 김동현소장은 “올해 국내 댄싱게임 시장 규모만 해도 2000억원대”라며 “이처럼 컴퓨터와 음악을 결합한 게임들이 내년에도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