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부문 1위에 오른 두산은 고객 만족의 비결을 ‘부드러움’에서 찾았다. 진로의 독주에 늘 한 걸음 뒤져 있던 두산이 판매와 만족도에서 진로를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부드러움’을 강조한 전략 때문이라는 것.
두산의 ‘부드러운 공격’은 94년 ‘그린소주’를 출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두산은 출시 초기부터 대관령 기슭의 청정수로 만든 소주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그린소주의 부드러운 맛을 강조했다. 여기에다 ‘그린’의 깨끗한 이미지까지 더해져 그린소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린소주는 올해 1월 마침내 단일 브랜드 시장점유율에서 경쟁 제품들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두산 관계자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올해 세계 30여개국에 작년보다 30% 늘어난 2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그린소주 돌풍은 부드러운 맛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객을 찾아가고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고객 밀착 마케팅’이 큰 위력을 발휘한 것.
지난해 10월말부터 시작한 ‘그린타임’ 행사가 대표적인 예. 술자리가 한창일 때인 오후8시부터 한 시간동안 지정업소에서 그린소주를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도우미를 동원해 업소를 일일이 방문, 경품 제공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고객곁을 찾아갔다. 지난해말까지 두 달여동안 방문한 업소가 전국 3600여개에 달했을 정도.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한 ‘정동진 모닝 콘서트’는 젊은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사였다. 들국화 한영애 안치환 김종서 등 쟁쟁한 가수들을 등장시켜 ‘그린소주〓젊은 소주’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큰 몫을 했다는게 두산의 자체 평가.
두산은 7월 출시한 ‘미소주’로 ‘부드러운 뒤끝’의 이미지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두산은 ‘기쁨 두 배’를 내심 외치고 있다. 맥주 부문에서 진로쿠어스가 ‘전통의 명가’인 하이트를 제치고 1위에 올랐기 때문. 진로쿠어스는 두산이 인수를 위해 실사를 벌이고 있는 회사이므로 사실상 두산이 이번 조사에서 주류 부문을 휩쓸었다는 얘기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