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남자들의 성적 방황, 술의 남용, 돌연사, 폭력성, 권력 남용…. 이런 사회적 병리를 밝혀보고 싶었습니다.”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우리 사회에서 남자들은 가족과 사회에 대한 책임 때문에 억압을 받고 그것이 성(性)적 몰입이나 과음 등의 자기파괴 행위나 권력남용과 폭력 등의 공격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대인이 아닌 역사 속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데 대해서는 칼 융의 집단무의식 이론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런 억압과 공격성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사회에 지속돼 온 공통적인 병리현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분석한 인물 중에서도 김유신과 사도세자에게 애착이 간다고 했다.
“가문의 영광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처형하는 김유신은 바로 가부장적 권위의 상징이었습니다. 반대로 사도세자는 가부장적인 영조의 희생물이라는 점에서 애정이 갑니다.”
가야출신의 김유신이나 천한출신의 영조가 자식을 희생해서라도 가문과 왕실을 지켜야 했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해 보면 이들의 폭력은 ‘가부장 자체에 대한 억압으로 인해 자식에게로 표출된 공격성’이란 분석이다. 또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곧 죽음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억압과 거세의 불안’ 속에 자라난 남자는 외형적 공격성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
저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도 이제 대부분의 권리와 권위마저 상실해 버린 현대 한국사회의 남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여자들이 이 책을 많이 읽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다음에는 여자들이 받는 억압의 병리구조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여성들의 억압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뜨인돌 279쪽 8500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