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와 외교통상부 대사가 한국문학 알리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탈리아 시에나대 이득수(61)교수와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이동진(54)씨.
이교수는 96년 시에나대에 ‘한국시문학 비교연구소’를 설치하고 10월 이동진시선집을 시작으로 ‘콜라나’라는 이름의 한국문학 문고시리즈 발간에 나섰다.
시리즈는 김종철 이해인 김해석 구상 시집과 이근삼 희곡선집, 유자효 최승호 시집 순으로 이어질 예정.
이대사는 자신의 시집을 포함해 시집 대부분을 영어로 번역하고 있다. 7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겸 소설가 희곡작가인 그는 번역작업 외에도 작가 섭외 등 ‘콜라나’ 시리즈 작업의 한국쪽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대사가 주 이탈리아 참사관으로 근무하던 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교수는 67년 이탈리아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당시 레체대에서 중세 라틴문학을 강의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국문학을 유럽에 소개하자는 데 의기투합했지만 이대사가 타지역으로 발령나 쉽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교수는 배타적이기로 이름난 이탈리아 학계에서 고전문학으로 높은 명성을 쌓고 있는데다 노벨상 추천기관 중 하나인 독일 ‘마인츠 아카데미’의 클레멘스 진첸 회장 등과도 밀접한 교분을 쌓고 있지요.”
이대사는 유럽의 문화적 거인들에게 한국 문학의 매력을 알리면 멀게만 느껴져온 노벨상의 길도 의외로 쉽게 열릴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