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발굴의 한가운데에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조유전)가 있었다. 이 문화재연구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마련한다. ‘문화재연구30년―회고와 전망’. 1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
▼유물자료 500여점 전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보존처리, 미술공예품과 고건축물, 무형문화재 등의 주제로 나눠 500여점의 발굴유물, 모형, 발굴장비, 발굴조사 및 보존처리에 관한 자료 사진 등을 전시한다.
전시 유물 중 상당수는 처음 공개되는 것들.경남 함안에서 국내 최초로 출토된 완전한 형태의 철제 말갑옷(4세기후반∼5세기 중엽, 경남 창녕에서 최초로 출토된 철제귀갑문은입사규도대도(鐵製龜甲文銀入絲圭頭大刀·6세기)를 비롯해 최근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던 전남 나주 복암리와 신촌리고분 출토 유물, 서울 풍납토성 출토 유물 등. 또한 보존처리 중인 경천사 10층 석탑의 모형도 전시한다.
유물뿐 아니라 발굴장면과 발굴조사 보존처리의 전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자료사진을 전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무형문화재코너 볼만▼
무형문화재 코너도 눈길을 끈다. 특히 경주 교동의 법주 제작, 살풀이춤, 안동 차전놀이, 승무 등 무형문화재 기능예능 보유자들의 작업과 실연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를 매일 두 차례씩 상영한다. 이 달초 일본에서 돌아온 11세기 고려동종도 특별 전시된다.
한편 69년 문교부 문화재관리국의 문화재연구실로 출발한 문화재연구소는 현재 서울을 비롯, 경주 부여 창원에 3개의 지방연구소를 지닌 전문문화재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외국과 비교해볼 때, 예산과 인력 장비 등에서 상당히 열악하다. 문화재연구소의 1년 예산은 약 68억원, 학예직 연구인력은 43명. 일본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경우, 예산은 약 350억원, 인력은 94명. 우리 문화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목조건축물을 조사 보존할 전문연구실 하나 없는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최근 마한 백제연구에 있어 중요한 문화권으로 떠오른 전남지역을 담당할 연구소 설립이 시급하다는 것이 고고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소장은 “우물안 개구리식에서 벗어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일에 대비해 북한 문화재 발굴조사 및 보존에도 참여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