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지휘자 네빌 마리너 경이 이끄는 영국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이 악단이 마리너 지휘로 4년만에 내한 무대를 갖는다.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 열리는 세계 톱 클래스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로 기대를 모은다. 30일 7시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동아일보사 주최.
ASMF는 59년 런던의 작은 교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들판의 성 마틴)’에서 창립됐다. ‘고전주의 작품을 소규모 편성과 정밀한 앙상블로 연주한다’는 전략은 창립 초반부터 청중들에게 매력있게 다가왔고 대성공이 뒤따랐다.
대규모 악단의 영웅주의적 연주가 판을 치는 가운데 A SMF의 투명한 합주와 중도주의적 해석은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창립 후 15년도 못 돼 ASMF는 세계 선두 악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급 악단으로 성장했다.
80년대 원전연주 붐은 ASMF의 정체성에 일종의 위기로 다가왔다. 옛 악기와 악보해석을 이용한 원전연주 단체들이 고전주의 음반과 연주시장을 잠식해 들어온 것. 그러나 ASMF는 편성을 확대하면서 낭만주의 음악 연주에서도 특유의 완벽한 화음을 과시, 흔들림없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제작진도 배경음악 연주에 원전연주 악단 대신 ASMF를 선택했지만 이 악단이 재현해낸 ‘당대 모차르트’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문화가 국가경쟁력’이라는 구호가 낯설지 않은 오늘날, ASMF는 영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상품 중 하나다.
93년 이 악단은 200만 파운드(당시환율로 약 26억원)를 해외에서 벌어들여 영국 정부로부터 수출기여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내한공연에서 이 악단은 모차르트 교향곡 35번 하프너,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를 연주한다. 최근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중인 ‘건반의 구도자’ 백건우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3만∼12만원. 02―598―8277(크레디아)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