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문화원'▼
꼬불꼬불 한참 길을 올라가면 스페인식 기와, 붉은색 벽돌로 지은 중남미문화원이 나온다.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이국적인 여인상과 귀를 간질이는 중남미 민속음악이 색다른 곳에 왔음을 실감케 한다. 정원의 나무들은 노랑 빨강 연녹색으로 아름답게 단장했고 그 사이를 천천히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주멕시코대사 등 중남미지역 외교관 생활을 오래한 이복형원장부부가 꾸준히 모은 3000여점의 중남미 문화유산이 펼쳐진다. 1300년전 제사지내기 위해 사람의 심장을 꺼낼 때 썼다는 칼, 멕시코의 비취목걸이, 코스타리카의 곡물빻는 기구…. 갖가지 모양의 목기 석기 토기와 그림 도자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저마다 다른 표정의 멕시코 가면들로 가득찬 전시실도 있다. 화내는 표정, 슬픈 표정, 웃는 표정…. 두 얼굴이 나란히 붙은 가면, 저마다 복잡한 사연이 담긴 얼굴을 보면 사람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박물관 안 레스토랑에서는 평일 낮12시∼오후2시에 스페인정식(2만5000원, 전날까지 예약필수)을 맛볼 수 있다. 새우 홍합이 어우러진 독특한 쌀요리 ‘빠에야’와 함께 숯불구이스테이크 포도주 샐러드 멜론 커피가 나온다. 요리를 먹고 난 후에는 요리법강의가 진행된다. 커피 오렌지쥬스 등 음료수(3000∼3500원)는 언제든 마실 수 있다.
옆건물 미술관에서는 21일까지 도미니카공화국 화가 깐디도비도의 유화 25점이 전시중. 밝고 화려한 색채가 눈길을 붙든다. 그 옆 기념품가게에서는 목각인형(1만8000∼4만5000원) 나무껍질그림(4000∼2만원) 가면(1만2000∼5만5000원) 등을 살 수 있다.
평일에는 주부들이, 주말에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오전10시∼오후5시(연중무휴). 관람료는 어른 25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0344―962―9291
▼'나비공간'▼
‘나비공간’은 괜한 이름이 아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커튼마다 나비표본이 매달려 있고 시계 액자 장식장, 심지어 컵받침에도 나비가 들어있다. 정영운사장이 27년간 전국 각지를 돌며 직접 채집하고 외국의 수집가들과 교환해 모아온 세계 각지의 나비들. 솜씨있는 주인이 직접 인테리어한 실내와 어우러져 묘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레스토랑 옆 전시실에는 수백마리의 나비표본이 진열돼 있다. 뉴기니아 우간다 브라질 페루 등지의 형광빛 초록색 연두색 나비와 독을 품은 나비, 새로 착각하기 쉽다는 버드윙나비, 뒷면이 낙엽과 꼭 닮은 나비 등 진기한 나비들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의 산제비나비 모시나비 왕줄나비와 날개에 태극무늬가 들어있는 산호랑나비도 있다.
레스토랑 메뉴는 커피(4000원) 칵테일(6000원) 맥주(5000원) 하이라이스+샐러드+커피(8000원) 등. 비단벌레 장수풍뎅이가 들어있는 열쇠고리(5000∼1만원)도 판다. 0344―968―0742
▼한정식집 '원당골'▼
중남미 유물과 화려한 나비를 감상한뒤 그래도 식사는 우리 것을 하고 싶다면 죽 탕평채 구절판 잡채 갈비 등이 줄줄이 나오는 전형적인 한정식집 원당골을 찾음직하다. 길가에서 좀 떨어져있어 한적하다.물레방아 돌아가는 정원에서 박넝쿨 달린 원두막을 바라보며 큰숨 들이쉬어도 좋겠다.
메뉴는 단 하나, 원당골정식(1만5000원). 대나무통에 밥을 넣고 찐 대나무통밥이 별미다. 대나무숯으로 정수한 물을 쓰고 잣 은행 대추 찹쌀 조 수수 등을 넣어 맛도 좋고 영양이 풍부하다.
밥공기 역할을 하는 대나무통은 전라도 담양산. 먹고난 후 집에 가져가 필통으로 써도 좋을 듯. 0344―963―0820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