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도 ‘파이널 판타지8’이 유난히 돋보였다. 일본의 비디오게임이지만 뚜렷한 캐릭터와 멋있는 패션 덕분에 만화축제의 ‘코스튬 플레이’대열에 낄 수 있었던 모양이다. 국내서도 이미 비디오게임으로 나왔으며 12월경 컴퓨터게임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See D(시디)’라는 특수부대 요원 스콜과 반정부조직의 리더인 소녀 리노아(사진)가 마녀 소탕작전에 함께 나서면서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줄거리.
화를 잘내면서도 웃기도 잘하고 마음이 따뜻한 리노아의 성격만큼이나 의상도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푸른 색 니트소재의 긴 베스트(조끼)와 토시의 한 세트가 눈길을 끈다. 토시는 요즘 일본에서도 한창 유행이다. 최첨단 컴퓨터게임이라 의상의 소재도 사이버틱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평범하고 기본적인 니트라는 점이 재미있다.
리노아는 특히 ‘팔 패션’에 신경을 썼다. 니트 토시뿐만이 아니라 팔뚝에 검정색 리본을 묶었다. 베스트 안에 입은 검정색 옷과 조화를 이루려는 아이디어인듯하다.
여성의 매력을 담뿍 발휘하면서도 활동적인 리노아의 의상은 캐릭터의 양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게임은 내용이나 의상면에 있어서 제목 그대로 초현대적인가 하면 환상적인 색조를 띤다. 우리나라도 요즘 판타지물이 제철을 맞았지만 일본은 특히 환상 얘기를 주특기로 삼는 나라다. 아마 풍토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듯 싶다. 일본의 가장 북쪽지방인 홋카이도 등의 설경은 아름다운 환상 동화를 느끼게 한다.
김유리(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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