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강특집]배추의 변신'김치', 맛-영양 만점

  • 입력 1999년 11월 19일 11시 54분


한때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팀의 선수들에게 김치를 먹여 스태미나를 높이는 ‘김치작전’으로 팀성적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만큼 김치는 영양도 많고 건강에도 좋은 우리나라의 대표식품이다.

▼김치의 힘▼

김치는 소금의 삼투작용으로 미생물의 발효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짐으로써 숙성된다. 비록 열량이나 단백질원으로는 부족하지만 김치가 익는 동안에 생성된 젖산균은 장내 부패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등 정장작용을 하며 인체에 필요한 식염 칼슘 칼륨 철분 등 무기염류를 공급한다.

또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젓갈에 함유된 유리지방산의 산화를 막아 젓갈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고 입맛을 돋워준다. 이 캡사이신 성분은 비만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계통의 병을 유발하는 지방질을 탁월하게 분해한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김치를 얹어 먹었던 우리 선조들의 ‘입맛’은 그래서 과학적이다.

김치는 비타민C도 풍부하다. 비타민C는 배추 100g당 40㎎정도가, 무에는 30㎎가량이 들어있다. 포기김치를 하루에 100g만 먹어도 우리나라 성인남녀의 비타민C 하루 권장량(56㎎)의 3분의 2가량을 섭취하게 되는 셈. 또 고춧가루에도 비타민C가 많다.

몸의 신진대사를 도와주며 외부감염에 대해 저항력을 길러주는 비타민C는 김치가 제대로 익었을 때 가장 많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섭씨 5∼10도에서 담근지 15∼20일이 되면 김치의 비타민C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가 점차 시어지면서 파괴돼 나중에는 30%정도만 남는다.

김치는 알칼리성 식품이기도 하다. 육류 등 산성식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일어나는 피의 산성화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물리적으로는 김치의 섬유질 성분이 장내부를 쓸어주는 ‘청소효과’를 낸다.

▼맛있는 김장 담기▼

요리연구가 전정원씨는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은 김장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듣기엔 쉬워도 막상 재료를 고를 때는 제대로 살펴보지 않기 십상이라는 것.

①배추〓배추는 잎이 얇고 연록색이 나는 것이 맛있다. 줄기의 흰부분을 눌러 단단한 것이 수분도 많고 싱싱하다.

간혹 배추의 겉잎을 벗겨서 파는 것이 있는데 대부분 오래 돼 겉잎이 시들은 경우다. 이런 배추를 피하려면 겉잎까지 완전히 붙어 있으면서 뿌리를 자른 면이 새하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②무〓김장용 무는 수분이 너무 많으면 빨리 물러지고 시어질 염려가 있다. 두들겨 보았을 때 단단하면서도 꽉 찬 소리가 나는 무가 적당한 수분을 함유한 것.

무청이 붙어 있는 쪽을 잘라보아 바람이 든 것은 피한다. 무 자체에 가로로 줄이 간 것은 대개 단단하다. 또 모래밭에서 재배된 무우보다 진흙밭의 무가 더 달콤하다. 무에 묻어 있는 흙빛을 보아 불그스름한 흙빛을 띠는 무가 진흙밭에서 자란 것.

③고추〓태양초는 얇고 투명한 빨간색에 꼭지가 낙엽같이 노랗고 단맛을 낸다. 이에 비해 빨리 말리기 위해 불을 사용하는 화건초는 검붉으며 윤기가 없고 꼭지에 검푸른 빛이 난다.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김경분씨는 “대체로 태양초가 선호되지만 태양초와 화건초를 섞어서 사용하면 단맛과 매운맛의 비율도 적당히 맞출 수 있어 맛도 나고 경제적”이라고 조언.

④젓갈〓김치의 맛을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젓갈은 잘 삭고 군내가 나지 않으며 명도가 23도 정도로 너무 짜지 않은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또 멸치젓에 새우가 섞였거나 황석어젓에 멸치가 섞이는 등 이물질이 있는 것은 본래 맛을 내지 못한다.

▼맛있게 보관하기▼

달걀껍데기를 씻은 다음 깨끗한 면헝겊에 싸서 김장독에 넣어두면 김치가 빨리 시어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 감나무잎이나 밤껍질에 들어있는 탄닌 성분도 같은 작용을 한다.젖은 손으로 김치를 꺼내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 또 우거지는 두툼하게 빈틈없이 덮는 것이 중요하다.

김치보관은 공기와의 접촉을 되도록 적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한번 먹을 만큼씩 비닐봉지에 담아 필요할 때마다 한포기씩 꺼내 먹으면 공기와의 접촉이 줄어들어 김치맛을 비교적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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