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으로 출발해 소설 비소설 시 부문에만 시상하다가 70,80년대에는 부문을 10개로 늘려 시상범위를 출판 전부문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90년 다시 문학상으로 전환됐고 96년부터는 청소년 부문을 넣어 시 소설 비소설 청소년 부문에 상을 주고 있다.
일년 내내 독서운동으로 분주한 전미 도서상 재단은, 가을이 되면 각 부문 후보작 다섯권의 저자들과 과거 수상자들을 미국 전역으로 여행시키면서 독서 관련 행사를 벌인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방송과 연계한 작품 낭독이나 독서토론 프로그램도 영향력이 크다.
17일 저녁 발표된 올해 전미도서상 수상작을 보면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미국의 정신적 풍경이 잘 드러난다.
소설부문에서는 중국 태생의 작가이며 에모리대교수인 하진(Ha Jin)의 ‘기다림’, 비소설 부문에서는 존 다우어가 쓴 ‘패배를 껴안고’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중국판 ‘닥터 지바고’라 할 수 있는‘기다림’은,60년대 문화혁명기 중국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의사 린콩이 부모의 강권으로 사랑없이 결혼해 딸도 낳았으나 18세 간호사와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다.
존 다우어의 ‘패배를 껴안고’는 일본이 2차대전 패배 후 어떻게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는가를 기존 시각과는 다르게 설명해냈다. 지금까지 일본재건에 대한 미국인의 시각은 맥아더 사령부가 재건의 기초를 닦아 주었다는 것이었으나 존 다우어는 일본인들 스스로가 좌절의 고통을 이겨내고 새로 일어선 주인공이라고 설명한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세기말의 겨울에 미국인들은 중국과 일본을 읽도록 권유받고 있는 셈이다.
이번 도서상 시상에서 화제는 이례적으로 ‘독서 진흥 특별공로상’을 받은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북클럽’을 운영하면서 미국인들에게 책을 읽게 만든 공을 인정받았다. ‘오프라 북클럽’이 선정하는 ‘이 달의 책’은 오프라의 대중적이면서도 진보적 성향을 보여주는 걸로 유명하다.
이영준(하버드대 동아시아지역학과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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