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기]조흥銀 박상민 "대학생고객 고민 10분내 해결"

  • 입력 1999년 11월 21일 20시 28분


“이 박상민은 여러분과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조흥은행 서울 건국대지점 박상민주임(30)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고를 받으면 즉시 출동, 손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객은 주로 대학생들. 기계를 고치는 5,6분동안 한껏 조급해진 학생들의 마음을 박씨는 어떻게‘녹일까’.

①정보로〓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물으며 상담사 역할. 자신의 대학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와 대만에 대한 알뜰 배낭여행정보도 제공한다. 호주 시드니의 ‘누드 비치’에 대한 박진감 넘치는 경험담도. 여대생들에겐 대학 앞 미장원 별로 잘하는 파마와 가격에 대해 평소 주워들은 내용을 읊는다.

②휴머니즘으로〓병원에 가야하는 학생의 잔고가 0원인 경우도 발생. 두말않고 5만원을 꿔준다. “책 사려는데 잔금이 부족하다”고 할 땐 2만∼3만원씩. ‘못받을 돈’이라 생각하고 미련을 두지 않지만 학생들은 반드시 지점까지 찾아와 갚는다.

③자존심을 보석처럼〓1000, 2000원을 입금시켜 잔고가 1만원이 되면 ATM에서 찾아 쓰려는, 호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 적잖다. 1000원짜리가 기계에 걸려있는 상황에 쑥스러워 하는 그들. 박씨는 동병상련의 과거사를 털어놓는다. “나도 학생때 술먹고 돈 떨어져서 무임승차한 적이 많았는데….”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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