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동그라미會' 안면기형 어린이 첫 무료수술

  • 입력 1999년 11월 22일 20시 15분


“이제 친구들이 놀리지 않겠지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 1341호실. 동아일보사와 동그라미회가 펼치고 있는 ‘선천성 얼굴 기형아 무료수술’사업의 첫 시술 대상자로 선정돼 22일 오전10시부터 1시간반 동안 수술을 받은 기웅(起雄·5)이는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손을 붕대가 감긴 귀쪽으로 가져갔다.

“엄마, 나 이제 귀 생겼어?”

어머니 강숙자(康淑子·40·전북 임실군 오수면)씨는 눈물을 흘리며 기웅을 끌어안았다.

“응, 생겼어. 아니, 곧 생길거야.”

한쪽 귀가 없는 채 태어난 기웅이. 커가면서 얼굴이 서서히 삐뚤어졌다. 한 쪽 귀, 위턱 아래턱뼈와 관련 근육이 제대로 생기지 않은 선천성 ‘반안면왜소증’이라는 것을 강씨가 알게 된 것은 5월. 서울에서 무료진료를 나온 의사들을 통해서였다. “수술을 받아야만 정상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돈이 없었다.

10월17일. 이웃 아주머니가 찾아와 “동아일보에 기웅이 같은 아이를 무료로 치료해 준다는 기사가 났다”고 전해줬고 강씨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김재찬(金在贊)치과원장 서울대병원 김석화(金石華·성형외과)교수 영화감독 임권택(林權澤)씨, 연극인 윤석화(尹石花)씨 등 의사와 문화 종교계 인사 17명이 만든 ‘동그라미회’가 동아일보사와 함께 안면기형 어린이환자를 무료로 수술해준다는 기사였다.

수술팀은 기웅이의 아래턱을 늘려 2,3개월 안에 턱이 정상크기로 자라도록 만들어주는 교정장치를 설치했다. 턱이 정상크기가 되면 치과교정으로 위턱도 자라도록 한 뒤 7,8세 때까지 기다린 뒤에 갈비뼈의 연골을 떼어내 귀를 만들어 이식할 예정.

선천성 얼굴기형 어린이들을 무료수술하는 ‘밀레니엄 키드에게 웃음을’ 캠페인은 앞으로 계속 전개될 예정이다. 02―557―2609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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