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레스토랑 ‘푸치니’(02-552-2219)에는 이런 전화들이 종종 걸려온다.그동안 TV드라마 ‘초대’‘사랑밖에 난 몰라’ 등에서 10여번 방송을 탄 덕이다.드라마 섭외담당자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사진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홍보한 노력의 결실인 셈.
홍보담당 김혜진씨는 “단 몇 초만이라도 드라마에 등장한 다음날에는 고객이 두세배 는다”며 “한달에 네다섯번씩 촬영장소협찬을 하느라 직원들은 새벽 5,6시까지 ‘전쟁’을 치르지만 빗발치는 문의전화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이 레스토랑은 층별로 인테리어가 달라 한번에 여러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드라마 유치전’을 계속하고 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적극적인 ‘드라마 마케팅’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와 맞아떨어져 효과를 보고 있다.드라마 속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이름을 꼭 기억해두었다가 찾아가는 여성들이 있는 것.회사원 이성희씨(28)는 “드라마 ‘퀸’에 나온 티하우스 ‘플로르 드 주르’(02-3442-4595)의 공주풍 인테리어가 특이해 찾아가봤다”며 “이나영이 앉았던 창가자리에서 차를 마시니 느낌이 뭔가 달랐다”고 말했다.
반면 특별히 이름을 알릴 필요가 없는 유명호텔은 촬영장소협찬을 꺼린다.한 호텔측은 “한 드라마 촬영진이 나이트클럽 장면을 찍다 인테리어를 엉망으로 만들어놓아 곤욕을 치른 뒤 촬영협찬을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경은기자> 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