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大 설성경교수 "춘향전 李도령은 실존인물"

  • 입력 1999년 11월 29일 19시 12분


춘향전에 등장하는 ‘이도령’은 조선 광해군때 남원에 살았던 실존인물 ‘성이성’(成以性·1595∼1664)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설성경교수는 최근 광해군때 암행어사를 지낸 성이성의 일기 ‘호남암행록’(湖南暗行錄)에 춘향전의 남주인공과 관련된 실화가 기록되어 있다고 밝혔다.

호남암행록에 의하면 성이성은 12세때인 1607년 남원부사로 부임한 부친 성안의(成安義)를 따라 남원에 거주하기 시작했으며 16세때인 1611년 부친이 광주목사로 승진하자 부친을 따라 남원을 떠났다는 것.

‘호남암행록’은 성이성이 과거에 급제, 암행어사로 활동하면서 쓴 공무(公務)일기. 성이성은 어사 자격으로 두차례 남원을 방문하였으며 두번째 방문때 광한루에서 기생들과 대화하면서 소년시절의 추억에 젖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성이성의 4대손인 성섭(成涉·1718∼1788)의 문집 ‘필원산어’(筆苑散語)에도 성이성에 관한 내용이 서술돼 있다. “걸인 행색의 암행어사 성이성이 호남 12개읍 수령 잔치에 참석하였는 바, 성이성은 ‘술잔의 맛난 술은 첫 사람의 피요, 소반의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진다’는 내용의 시를 써 관리들을 혼비백산시켰다”는 내용. 이는 ‘춘향전’의 변학도 잔치장면과 일치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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