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 性상담 경험 모은 '여자가 감히?' 출간

  • 입력 1999년 11월 29일 19시 13분


산부인과 전문의 정경숙박사(49)는 “요즘 남자들은 참 멋(?)있다”고 말한다. 사귀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는데 자신이 여자에게 옮겨준 성병을 새신랑에게 옮겨줄까봐 걱정, 핸드폰에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남겨놓을 만큼 사려가 깊기 때문이다.

정박사는 요즘 여자들도 영리(!)하다고 했다. 남편에게 병을 옮겨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남편의 국에 몰래 치료약을 타면서 “삼국지의 조조도 생각 못했을 기막힌 아이디어가 아니냐”고 자화자찬하는 여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업 20년. 그간 신세대여성들이 상담하며 털어놓은 고백들을 바탕으로 정박사가 젊은이들의 사랑에 대해 내린 결론은 ‘사랑은 Passion(열정)이 아닌 Fashion(유행)’.

“신세대여성들은 남자를 ‘고를’때 다음 사항을 따지므로 남자들은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 여자친구가 처녀가 아니어도 개의치 않는가, 둘째 남자의 섹스능력이 얼마나 되는가, 라는 거죠.”

친구와 애인에 대한 구별도 명확해졌다고 정박사는 분석. 친구는 남녀 공히 그냥 친구관계이고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는 영어표현 그대로 성관계하는 사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남녀간의 ‘선’이 오히려 명확해졌다는 해석.

정박사는 여자들이 기필코 피해야 할 남자의 유형을 꼽았다. 여자의 ‘몸’에 대해 배려가 없는 남자, 여자에 의존적인 남자, 의심이 많은 남자, 싸울 때 급변하는 남자,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남자, 그리고 섹스에 무지한 남자.

이러한 상담경험을 모아 정박사는 최근 ‘여자가 감히?’(베스트셀러 간)란 에세이집을 냈다. 그는 그러나 “내 또래 아줌마들에겐 요즘 여성들에 대한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들은 ‘예쁜 여자애들’을 ‘미친 여자들’로 오해할 수 있으므로.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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