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 '부엌마케팅' 주부마음잡기 총력전

  • 입력 1999년 12월 1일 19시 19분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서 분양 중인 LG빌리지 견본주택에서 부엌을 둘러보던 주부들이 두눈을 크게 뜨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니 이걸 다 공짜로 주는거야? 부엌만 보면 최고급빌라네”

독일의 유명 가전업체인 ‘밀레’의 냉장고를 붙박이 장처럼 짜 넣은 ‘빌트인 냉장고’,최고급 식기세척기,가스오븐레인지,라디오겸용 전화기 등. 최고급 마감재와 싱크대 위쪽 수납장을 없앤 것도 부엌이 ‘일만 하는 답답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LG건설이 이 부엌을 꾸미는데 든 비용은 무려 4000여만원. LG건설은 초호화 부엌 꾸미기 전략으로 1순위 청약접수에서 일찌감치 마감되는 화려한 분양성적을 올렸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면서 건설업체들이 부엌을 화려하게 꾸미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파트를 고르는 주부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주부들의 공간인 부엌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최우선 전략이라는 업체들의 판단 때문. 업체별로 주방을 꾸미는데만 3000만∼4000만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잠실 레이크월드 아파트 견본주택의 부엌에 체리색 목재로 짠 빌트인 냉장고와 주방전용 액정TV,가스오븐레인지,정수기,대형식기세척기 등을 설치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호건설은 빌트인냉장고와 액정TV,식기세척기 등을 기본사양으로 설치해 주고 여기에다 대리석으로 만든 홈바까지 갖춰 견본주택을 찾은 주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몇몇 업체들은 부엌에 첨단 정보통신 시설을 갖춰 변하고 있는 주부들의 취향을 공략할 계획이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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