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日 카운터테너 메라 서울서 '성탄절 콘서트'

  • 입력 1999년 12월 1일 19시 19분


97년 여름,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차를 몰고 스튜디오로 향하는 중이었다. FM을 무심코 켜자 형용할 수 없는 고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하기 힘든 독특한 매력의 노래였다.

하야오는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마자 직원들에게 외쳤다. “이봐,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의 주제곡을 부를 사람을 찾았다네.”

목소리의 주인공은 카운터 테너 요시카즈 메라. 그는 ‘카운터테너의 전도사’로 통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이미 낯설지 않다. 어스름이 짙어가는 눈 덮인 겨울 저녁, 달려가는 사슴의 모습과 함께 잔잔히 깔리는 헨델의 ‘나무 그늘 아래’(라르고). 휴대폰 광고에서 들려오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메라.

그러나 그를 단지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나타난 카운터 테너의 ‘돌출변수’로만 여겨서는 안된다.

그는 정선된 레퍼토리를 추구하기로 유명한 스웨덴의 BIS 레코드의 눈에 띄어 96년 데뷔음반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이 회사의 바흐의 칸타타 음반에 연속 출연하면서 아름다운 음성과 예술적인 표현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는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 로얄 심포니 오케스트라 반주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미녀와 야수’주제가, ‘오 거룩한 밤’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을 선보인다. ‘모노노케 히메’주제가와 헨델의 ‘라르고’도 부른다. 2만∼5만원. 02―543―5331(음연)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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