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보증수표’로 통하는 한석규와 ‘쉬리’이후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최민식의 출연료 차이는 꽤 크다. 한석규는 ‘텔 미 썸딩’에서 2억원이 훨씬 넘는 출연료와 서울관객 40만명이 넘으면 관객 1인당 300원씩의 러닝 개런티를 더 받기로 했다. ‘해피 엔드’에서 최민식의 출연료는 1억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변신의 폭을 보면 최민식의 변화가 한석규보다 훨씬 더 극적이다. 한석규는 ‘쉬리’와 ‘텔 미 썸딩’에서 이미지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쉬리’에서 카리스마적인 북한 전사 역을 했던 최민식이 ‘해피 엔드’에서는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평범한 남편으로 180도 돌아섰다.
최민식은 “‘쉬리’에서는 분명한 목표를 가진 인물이라 연기 수위 조절이 어렵지 않았는데 이번엔 정말 힘들었다. 엄청난 갈등을 지녔지만 분출하지 못하고 있는 소시민을 표현하기 위해 ‘뭘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오히려 자제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가 못내 아쉬워하는 대목은 ‘해피 엔드’에서 소심한 남편이 갑자기 007처럼 돌변해 바람난 아내에게 보복하는 장면.
“촬영할 때는 남편이 상상하는 장면이어서 연기의 톤을 세게 설정했는데 나중에 편집단계에서 상상 속의 일이 아니라 현실의 일로 바뀌는 바람에 상황과 연기가 잘 맞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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