聽은 몇 번의 변천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된 글자로 최초 甲骨文에는 두개의 입에 귀를 갖다 대고 있는 모습으로 여러 사람의 말을 귀로 듣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金文에 오면 ‘聖’과 열 개의 입(十口)으로 바뀌는데 聖人이라면 열 명, 즉 여러 사람의 말을 두루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의 聽자는 小篆(소전)으로 耳, (청), 直, 心이 약간 변형된 형태다. 그러니까 바른 마음가짐으로 듣는 것(耳)이다. 여기서 (청)은 (별)과 土의 결합으로 士의 결합인 壬(임)과는 구별된다. 곧 정당한 방법으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聽이다.
盜聽이라면 남의 말을 훔쳐 듣는 것이다. 물론 옳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요즘은 첨단 장비가 발달해 간단한 설치와 조작으로도 얼마든지 상대방의 통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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