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조남규(趙南奎·36)씨의 최근 박사학위 논문 ‘살풀이춤과 한량무 수행시 시간흐름에 따른 심폐기능 및 에너지 소비량의 변화’(한양대 무용과)에 따르면 정적으로 보이는 한국무용이 중간 강도 수준의 ‘유산소 운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측정을 위해 한양대 무용과 학생 14명이 이매방류 ‘살풀이춤’을 14분간, 조흥동류 ‘한량무’를 9분간 추었다. 무용수의 신체 각 부위를 중앙계측장치와 유무선 센서로 연결해 신체변화를 측정했고, 휴대용 가스분석장치를 이용해 에너지소모량을 측정했다.
실험결과 ‘살풀이춤’의 경우 평균 심박수는 1분당 137회, 분당 에너지 소비량(체중 ㎏당)은 0.093㎉였으며 ‘한량무’의 평균 심박수는 분당 130회, 에너지소비량은 0.085㎉로 나타났다. 이를 미국 스포츠의학대(ACSM)에서 조사한 운동종목별 심박수 및 에너지소비량과 비교해 보면 ‘살풀이춤’은 분당 120m의 속보나 배드민턴 복식경기와 맞먹고, ‘한량무’는 골프 배구경기와 같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두 춤의 최고 에너지소비량은 펜싱, 필드하키, 농구, 10㎏의 짐을 지고 등산하기 등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한국무용은 진양조 굿거리 자진모리 등에서 보듯 템포가 서서히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에어로빅 같은 격렬한 살빼기 운동보다는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운동량이 큰 한국무용이 더욱 과학적인 유산소 운동”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