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 없는 현대인" … 日 성인남녀 1500명 설문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5분


현대인은 슈퍼마켓의 계산대 앞에서 얼마나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을까.

답은 5분20초(남자 4분43초, 여자 5분59초). 이 시간이 지나면 불안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은행 현금지급기 앞에서는? 6분58초.

이는 일본 굴지의 광고회사인 하쿠호도(博報堂)생활종합연구소가 최근 일본 수도권 성인남녀 1500명을 설문조사해 펴낸 ‘시간, 속도의 완화 사회로’란 보고서에 따른 것.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매달 발행하는 ‘일본의 새소식’은 최근호에서 이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이 상점에서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 발행을 기다리는데 참을 수 있는 시간은 3분46초. 연구소측은 “이같은 수치는 시간에 쫓겨 성급해진 일본인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해외에 나간 일본인들이 ‘느릿느릿 행동하는 현지인들을 보면 왠지 초조해진다’고 말하는 이유를 납득할 것같다”고 풀이했다.

보고서는 또 ‘시간을 뜻하는 단어’에 대해서 실제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조사했다.

“잠깐 한잔 하지 않을래?”에서 ‘잠깐’은 평균 1시간30분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혼’의 ‘신’은 9.8개월(남자 9.2개월, 여자 10.4개월), ‘신상품’의 ‘신’에 해당하는 기간은 2.8개월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조급성은 두드러졌다. 50.7%가 ‘대중교통을 타고 있을 때 문이 열리기 전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대답했고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경우가 많다’는 39.5%였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좀 느긋하게,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일본인들은 ‘동식물 돌보기’ ‘평일의 (편안한)점심식사’ ‘만화읽기’ ‘목욕, 샤워’ 등에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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