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제작으로 한해 수출 1000만달러를 돌파한 ㈜프러스원에니메이션의 이춘만(李春滿·50)사장. 지난주 열린 무역의날 행사에서 ‘1000만불 수출탑’과 함께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수출 1000만달러 돌파
프러스원에니메이션은 월트디즈니 점보 20세기폭스 등 세계적인 만화영화사들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대행하는 업체. 만화영화의 주인공이나 줄거리는 발주회사에서 기획하지만 실제 그림을 그리는 일부터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작과정은 수주회사인 프러스원이 담당한다.
서울 서초동에 자리잡은 본사 10층 건물은 벽에 가득 붙어있는 만화영화 포스터들로 일반회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소파와 집기도 카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제품들.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납기일을 철저히 지키고 발주회사와 꾸준히 대화한 것이 1000만달러 수출의 비결이죠”.
이사장은 “만화영화 제작에도 품질관리가 생명”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프러스원을 설립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국내의 한 스튜디오에서 총감독으로 일하다 발주회사인 미국 DIC사 관계자의 눈에 띈 것.
DIC측은 이사장에게 “직접 스튜디오를 만들어 운영하면 계속 일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사장은 84년에 사업을 시작했다가 2년만에 망한 경험이 있어 머뭇거렸으나 “이런 기회가 또 오겠느냐”는 친구의 권유에 힘을 얻었다.
◆납기일 철저히 지켜
프러스원은 91년 창사 첫해부터 TV시리즈 17편을 주문받아 1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극장용 장편만화영화를 미국에 수출했으며 22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또또와 유령친구들’을 국내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자체작품 제작 늘릴 것"
이사장은 “미국 메이저사에 납품하는 일만 계속할 수는 없다”면서 “내수시장이 협소해 채산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차근차근 자체 기획작품의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무역의날 행사에서는 프러스원 외에도 ㈜새롬애니메이션(대표 김길환)이 1000만불 수출탑과 산업포장을 받았다. 이밖에 뉴밀레늄애니메이션(대표 하혜란)과 하나애니메이션(대표 최용금)이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애니메이션산업이 수출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새롬애니메이션은 프러스원과 마찬가지로 주로 미국시장에 수출하면서 한편으로는 일본 캐나다 유럽지역의 시장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3차원그래픽과 디지털애니메이션 등 기술개발에도 힘을 쏟는 중.
뉴밀레늄애니메이션은 군소제작사들을 대신해 수출영업을 전담한다. 국내 제작사 중에는 제작능력은 뛰어난데도 영업력이 없어 판로를 찾지 못하는 업체가 많기 때문에 이들 회사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수출을 대행하는 일을 한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