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대인관계 클리닉]'잘못된 관계' 청산후?

  • 입력 1999년 12월 8일 19시 34분


▼문▼

2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이성관계를 가진 끝에 상대방의 요구로 헤어졌습니다. 그후 나에 대한 그 사람의 감정이 진실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그를 만나 진심을 알고 싶다는 욕망이 거의 집착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답▼

사람들의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많은 무의식적인 욕구와 갈등이 포함됩니다. 프로이트는 심지어 실수까지도 다 무의식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이성관계에서는 특히 더 심합니다. 남녀가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는데는 겉보기보다 훨씬 더 깊은 무의식이 작용합니다.

자신에게 결핍돼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보상받고자 하는 욕구, 자기 속에 자리잡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보완하고자 하는 욕구 등 그 깊이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 자기 마음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상대방의 진심을 알고 싶다고 했지만 아마 그 자신도 진짜 자기 마음을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돌아서 버린 남자를 향한 분노와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강박증이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앞서의 설명처럼 사람의 감정과 행동 결정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므로 결코 칼로 무 자르듯 선을 그을 수는 없습니다. 지나간 일은 그것대로 기억속에 묻어 두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이 왜 잘못된 관계에 빠져들었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하겠지요.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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