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미국 UCLA대에서 근대 유럽역사를 강의했으며 TV시리즈 ‘서양의 전통’ 해설을 맡았던 역사학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혜성충돌의 영화가 이목을 끄는 시대. 현대인은 종말의식에 사로잡힌 존재인가? 아니, 종말에 대한 두려움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언제나 존재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에 의하면 역법의 개념과 종말의식은 기원을 같이 한다. 시대를 숫자로 셈하면서 ‘역사의 끝’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는 것.
17세기는 종말론의 전성기였다. ‘심판의 날’ 이론을 중심으로 많은 교파가 생겨났다. 교황마저 ‘적그리스도’로 여겨졌다.
‘세기’라는 개념이 17세기에 보편화됐으며, 오늘날처럼 1700년과 1701년을 두고 ‘세기 첫해’에 대한 논쟁이 들끓었다는 사실도 곁들여진다.
19세기 이후 과학은 종말론에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 1910년 핼리혜성이 지구에 접근해오자 대중은 가스중독을 염려하며 대혼란을 겪었다. 환경오염을 경고한 카슨의 ‘침묵의 봄’, 핵전쟁의 공포도 현대 사회속 종말론의 변종으로 받아들여진다.
저자의 결론. “로마의 강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고 했던 그 시간까지 흐를 것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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