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할아버지와 마티아'

  • 입력 1999년 12월 10일 19시 52분


▼'할아버지와 마티아' 피우미니 지음/ 문학과 지성사▼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가족을 먼 세상으로 떠나보냅니다. 어린이들이 가장 흔하게 맞닥뜨리는 이별은 무엇일까요. 아마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죽음이겠지요.

성숙을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하던 할아버지 할머니와 더 이상 즐겁게 놀 수도,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는 슬픔은 너무나 클 테지요. 마티아와 할아버지가 책 속에서 떠나는 짧은 여행을 따라가 보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계십니다. 친척들이 침대 곁에 모여 서 있습니다. 다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어린 마티아에게 말을 거십니다. 산책을 나가자구요. 할아버지는 이윽고 일어나 마티아의 손을 잡고 문을 여십니다. 웬일일까요. 다른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침대만 바라보고 있군요.

마티아와 할아버지는 강에 나가 함께 고기를 잡고, 종탑에도 올라가고, 말타기도 같이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점점 작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마티아가 고추 냄새를 맡으려 숨을 힘껏 들이마시자 그만 할아버지는 마티아 속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마티아는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가족들은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티아는 자기 속에 있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습니다. “마티아. 저기 누워 있는 것은 껍질이란다. 나는 여기 있는 거야.”장례식이 끝나고 아빠는 마티아가 너무 슬플까봐 걱정이십니다. 그렇지만 마티아는 울지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여기에는 안계시지만 어딘가 계셔요”라고 아빠에게 어른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문학과지성사가 선보인 ‘문지아이들’시리즈의 첫권.개의 시선에 잡힌 사람들 이야기 ‘까보 까보슈’와 영어권 동시집인 ‘동생의 비밀’도 함께 출간.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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