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21세기 공인탐정이 뛴다'

  • 입력 1999년 12월 11일 00시 06분


▼'21세기 공인탐정이 뛴다' 이동영 지음/굿인포메이션 펴냄/275쪽 9800원▼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를 확인한 사람은 검찰이나 경찰이 아닌 호주의 유명한 사립탐정이었습니다. 탐정은 정말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젊은 사립탐정 이동영국제탐정사무소장(35). 세계적인 탐정을 꿈꾸는 그가 탐정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 책으로 펴냈다.

이 책에서 이소장은 한국에도 사립탐정공인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도 탐정이긴 하지만 아직 국가공인은 아니다.

“기존의 사법제도로는 피해자를 제대로 구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경찰을 쥐고 있을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탐정제도를 일종의 경찰민영화로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요?”

86년 경찰대를 2기로 졸업하고 13년간 경찰 일선에서 일해온 이소장. 대학시절부터 국제 범죄에 관심이 많았다. 경찰이 되어서도 주로 외사업무를 맡았고 미국 칠레에서 3년간 국제범죄 등에 관해 공부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국제탐정으로서의 자격을 모두 갖춘 셈.

탐정이 되고 싶은 욕망에 98년 경찰을 그만두고 올해 6월 국제탐정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소장의 꿈은 역시 세계적인 탐정.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인터넷 국제범죄 전문 탐정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탐정에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소장의 생각이다. 해커 의료 교통사고 전문탐정처럼. 외국엔 이미 의료 전문 탐정으로 활약하는 의사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10개국의 탐정 20여명과 교류하고 있는 이소장. 기회가 되면 미국에서 탐정학을 공부하고 한국에 탐정전문 교육기관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유엔 유고전범재판 수사관 지원 신청을 해 놓았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이광표<동아일보 문화부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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