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소비자가 평가해요]고추장과 간장

  • 입력 1999년 12월 14일 19시 39분


도시 주부들에게 간장과 고추장을 담아먹던 시대가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인스턴트식품 진열대에서 간장과 고추장을 골라 사먹는 일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러나 인스턴트 전통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편.

동아일보에 ‘주부요리’를 소개하고 있는 주부 3명과 역시 ‘요리고수(高手)’로 통하는 주부 1명에게 맛에 대한 평가를 의뢰한 결과 갖가지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큰 불만은 전통적인 맛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과 조미료맛이 느껴진다는 것.

주부들은 고추장에 대해서는 맛과 함께 색깔에 신경을 썼다. 신미숙씨(34·경기 군포시 산본동)는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이 매콤하면서 덜 들적지근해 입맛에 맞는다”고 평가했다. 깔끔한 맛 때문에 초고추장을 할 때도 좋다고. ‘청정원 순창찰고추장’에 대해서는 검붉은 색이어서 맛은 떨어지지 않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평가.

우정욱씨(37·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고추장은 색깔이 예쁘고 너무 맵지 않아야 한다”며 역시 ‘해찬들’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노희정씨(38·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찌개를 끓여도 주재료의 맛에 변함이 없어야 하는데 인스턴트 고추장을 넣어 끓일 경우 대부분 달작지근한 맛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영애씨(41·서울 강남구 일원동)는 “삼원식품 청정원 신송의 제품이 달기나 맛에서 비슷하다”고 평가. 그러나 하나같이 ‘무방부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장기간 보관이 되는 것으로 보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간장과 관련해서는 특히 ‘전통적인 깊은 맛’에 관심이 집중됐다. 신씨는 “대부분 인스턴트 간장이 짜면서도 얕은 맛이 느껴지는데 몽고간장은 ‘진국’이라고 할 만큼 진하다”고 말했다. 우씨 역시 몽고간장을 ‘최고’로 꼽으면서 “너무 짠 것은 음식맛을 변하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노씨는 간장에도 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 노씨 역시 몽고간장의 향이 좋다면서 “다른 간장으로 갈비찜을 할 경우 새까맣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몽고간장이 맛은 가장 뛰어나지만 샘표양조간장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샘표양조간장이 짠 편이지만 순수하게 자연발효시킨 ‘양조’간장이어서 아무래도 몸에 좋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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