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클리닉]양창순/일하다 실수할까 내내 불안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문 ▼

30대 직장인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나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져 땅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일을 할 때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이미 한 일도 여러번 되풀이 확인하느라 시간을 허비합니다. 이런 나 자신이 너무 싫어 그저 하루 하루가 우울하고 지겹기만 합니다.(서울 구로구 독산동에서)

▼답 ▼

모든 것이 스피드화 하고 갈수록 경쟁치 치열해져 가는 인간관계, 실수나 실패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사회 분위기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누구나 조금씩 강박증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그런 것이 있어야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마음에 고통을 가져온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이미 자기가 할 일의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미리 나쁜 결과부터 상상하니 땅속으로 가라앉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해 보십시오. 먼저 마음 속으로 오늘 해야 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합니다. 그런 다음 그 일을 하기 위한 행동계획, 이를 실천에 옮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 또 그에 대한 대처방법 등을 꼼꼼히 점검해 보는 것입니다. 두려움이란 언제나 모호함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아십니까.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수록 두려움은 경감되는 법입니다. 이미 한 일을 자꾸 확인하는 버릇은 불안감 열등감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이 그 원인입니다. 따라서 자신감 회복이 선행돼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일의 결과가 어떠하든 그것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원장) 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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