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앤디가 나중에 커서 신혼여행 갈 때도 널 데려갈 거라고 생각하니?”
카우보이 인형 우디의 갈등은 카우걸 인형 제씨의 매몰찬 질문에서 시작된다. 인형의 존재 이유는 뭘까? 나중에 버림받을지언정 사랑 속에서 사는 것과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안전하게 사는 것. 어느 쪽이 더 나은 삶일까? 이는 인형 아닌 사람에게 확대 적용해도 가볍게 지나치기 어려운 주제.
한때 사랑받았으나 꼬마 주인이 성장한 뒤 버려진 인형 제씨의 회상 장면은 처연하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관계 맺기를 회피하는 광부 인형 프로스펙터의 심술도 이해할만 하다. 장난감들의 이 ‘결연한’ 선택은 이미 마음의 각질이 단단해져 있는 수많은 성인 관객들에게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듯하다.
평소 열혈 영화팬이라면 수많은 패러디 장면들도 눈여겨보자. Z대왕과 버즈의 결투장면에서는 ‘스타워즈’2편인 ‘제국의 역습’, 바비 인형의 투어 가이드 장면에선 ‘쥬라기 공원’의 유명한 장면이 각각 패러디됐다. 그 원래 장면들을 기억한다면 웃지 않곤 못배긴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
‘토이 스토리 2편’의 주제는 선악의 단순 대립구도를 넘어 1편보다 복잡해져 미취학 어린이에겐 와닿지 않을듯. 어린이와 함께 영화를 보는 부모라면, 장난감이나 애완동물같은 주변의 모든 것들을 아껴야 한다는 마음을 가르쳐 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굳이 뭘 가르쳐주려 애쓰지 않아도 귀엽고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들의 모험과 맹활약은 그 자체로 재미있다.
비디오로 ‘벅스 라이프’를 본 어린이들을 위한 패러디도 있다.
자막을 못읽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몇몇 극장에선 매일 1∼3회 또는 평일에만 우리말 녹음판을 상영한다.
△우리말 녹음판 상영관(서울)〓시네코아(2285―2090) CGV강변11(3424―1600) 계몽아트홀(559―5231) 옴니시네마(971―1325) 롯데(416―2143) 반포시네마(3476―5000) 도원(355―3775). 18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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