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2위(26.6%)로, 그것도 3위인 이순신장군과 큰 격차를 보이며 꼽힌데 대해 역사학자와 사회학자들 사이에선 ‘의외’라는 반응과 ‘시대상황을 감안할 때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박정희를 위대한 인물로 꼽은 응답자는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에선 18.2%, 30대에선 23.8%였으나 50대 이상에서는 34.8%로 껑충 뛰어 세종대왕(29.9%)을 제치고 1위였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35.8%)과 강원(43.5%)에서는 박정희가 1위를 차지했다. 또 호남지역에서는 18.9%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기는 했지만 역시 이순신(11.2%)에 비해 훨씬 높은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사회학과 유석춘(柳錫春)교수는 “가난한 나라를 잘살게 만든 지도자라는 점에서 당연한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민 최대환씨(56·자영업)는 조사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5000년 만에 배불리 먹고 살게 해준 지도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고려대 사학과 조광(趙珖)교수는 “IMF경제난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한 시대적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난에 처했을 때 목숨을 바치거나 도덕적 정신적으로 귀감을 보여준 이순신장군 김구선생 안중근의사 등을 꼽은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학자 문인 예술가 등을 꼽은 사람도 매우 적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