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계의 종말까지도 생방송으로 보도할 것이다.”
세계적인 케이블 뉴스 채널 CNN 회장 테드 터너의 공언이다. 이제 그 영향력으로 본다면 CNN이 정말 그럴 것이라고 믿는 이도 있을 법하다.
책은 ‘세계 제일의 공상가’였던 터너가 세계 최대의 뉴스 왕국을 건설하기까지의 석세스 스토리를 담고 있다. ‘남부의 허풍쟁이’ 등 시작전부터 쏟아진 눈총, 80년 6월 첫 방송 당시의 상황, 미국 CBS ABC NBC 등 공중파와의 치열한 생존 경쟁 등.
책은 또 20세기 후반 미디어와 공중파방송이 뒤엉겨 벌이고 있는 미국의 ‘미디어 대전’을 묘사하고 있어 더욱 박진감이 있다. 특히 리스 숀펠러, 알렉 네이글 등 터너와 함께 CNN 신화를 이룩한 이들의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를 재구성해 다큐멘터리 처럼 꾸몄다.
논평을 자제하라고 주문하거나 10대 매춘부 시리즈를 거부했던 터너의 언론 철학, 고비마다 단호하면서도 치밀한 경영 결단 등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 방대한 자료를 다루고 있음에도 CNN 약사(略史)나 규모 등 보충 자료가 없는 게 다소 아쉽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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