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생명보다 귀중한 민족의 생명’(시대정신)이란 제목으로 발간된 저서에서 그는 주체사상의 실체, 북한사회의 실상, 개혁 개방정책, 평화통일전략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북한 주체사상의 실체’라는 장에서는 주체사상의 형성 변화과정 내막을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해 관심을 끈다.
황씨는 주체사상이 변질의 과정을 거쳐 이미 파산에 이른 것으로 파악한다. 그는 “내가 신봉하고 있는 사상적 입장은 ‘인간중심철학’”이라고 밝히고 “주체사상이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생명 중심을 인민대중에서 수령에게로 이동하면서 완전히 봉건사상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주체사상은 본래 북한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독자적인 독재체제를 세우면서 스탈린주의에 민족주의를 첨가해 만들어졌다. 이때만 해도 주체사상은 민족의 이익을 존중하고 인민대중의 창조적 적극성을 잘 발휘하도록 했었다는 것이 황씨의 설명.
그러나 74년 김정일이 실권을 장악한 후 세습적인 권력승계의 정당화를 목적으로 김일성의 항일투쟁 사적을 과장하고 신비화하며 주체사상을 변질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는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모든 교류의 초점을 북한에 자유민주주의의 바람, 인권옹호의 바람이 들어가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