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 롤즈교수 '국민의 법' 출간

  • 입력 1999년 12월 27일 19시 59분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사회철학자인 하버드대 존 롤즈교수(78)가 6년만에 새 저서 ‘국민의 법(The Law of Peoples)’(하버드대 출판부)을 출간했다. 그는 이미 현대사상의 고전이 된 첫 저서 ‘정의론’(1971)에서 정의론의 일반 원칙을 내놓았고 두 번째 저작인 ‘정치적 자유주의’(1993)에서는 한 사회 안에서의 정의를 논했었다. 이번 저서에서는 자신의 정의론을 국제 관계에 적용했다.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저작은 아니다. 제1부 ‘국민의 법(The Law of Peoples)’은 93년 발표됐던 내용이고, 제2부 ‘돌아온 공적 이성의 개념(The Idea of Public Reason Revisited)’은 97년 발표됐던 내용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롤즈교수는 2,3년 전부터 중풍에 시달리고 있어 새로운 역작을 내놓을 형편이 못된다. 그럼에도 기존 논문들을 보완해 이번 저서를 내놓으며 그의 ‘정의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 그는 ‘정의론’에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두 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했었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평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평등한 자유의 원칙’과 가장 혜택을 적게 받는 사람의 상황이 호전되는 범위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허용돼야 한다는 ‘차등의 원칙’이다.

‘정치적 자유주의’에서는 이 두 원칙을 기반으로 종교 철학 등 가치관 전반에 대한 합의는 불가능할지라도 상호 협동 체제 속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합의가 가능함을 증명하려 했다.

‘정치적 자유주의’가 한 사회를 대상으로 한 정의관이었다면 새 저서에서는 정치와 사회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정의, 즉 다른 사회집단간의 정의로 그 시야를 넓힌다. ‘정의론’에서 제기한 ‘공정으로서의 정의’의 문제의식을 정치적 자유주의 안에서 발전시켜 자유주의적 정의관이 국제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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