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광수 요새 이상한 게 여자들이 이혼하면서 애 맡기를 싫어한다는 거야. 그래서 둘 다 안 맡아서 감자처럼 굴러다니다가 고아원에 가더라고. 이런 건 굉장히 비극이라고 봐요. 그래서 내가 책에도 쓰고 강의할 때도 강조하는 게 결혼하고 절대적으로 3년 동안은 애를 갖지 말라 는 거죠. 왜냐하면 3년 동안이 위기거든. 이혼율이 젤 높은 게 3년 사이라고. 그런데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 속도위반을 해서 애 를 낳고 금방 이혼해 버려. 도대체 책임감이 없는 거지.
● 김동훈:반대가 아닐까요? 애가 3년 안에 생겨야지 계속 같이 살 지.
● 마광수:옛날에는 애가 울타리라고 했지? 요새 소년소녀가장 애 들 보면 죄다 여자들이 도망간 집이야.
● 김정일:맞아.
● 마광수:진짜야. 전부 엄마가 도망간 집이라고. 애를 데리고 도 망가야지, 모성애가 있으면…. 딴놈한테 그냥 도망간다니까. 지금 완전히 바뀌었어요. 뭐 외도를 남자 중심으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 착오적인 얘기야. 요새는 그래요.
● 황필호:낮에 전업주부들이 시간 많아서 외도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조사를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 김정일:근데 여자들이 심각해요.
● 마광수 심각하다고! 나는 왜 아냐면 여성독자가 많아서 독자편지가 많이 오 고 김정일씨는 상담하고 돈 받지만 나는 전화로 30분씩 공짜로 상담 해 주는데(일동 웃음) 상담이랍시고 하는 여자들 얘기를 종합분석해 보면 엄청 많더라고, 외도하는 여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야. 상상을 초월해요.
● 황필호:그래도 현재 이혼 사유 중 남자 외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큰데?
● 마광수 여자 외도가 더 많아요. 우선 남자는 내 친구들 봐도 지금 회사 들 어가면 엄청나게 바뻐요. 돈이 있나 시간이 있나? 외도라고 보통 얘 기하는 게 어쩌다가 회사에서 룸살롱 가는 거? 그것도 옛날 얘기야. 그저 뭐 어쩌다가 하는 것 그걸 외도라고 하는 모양인데, 지속적인 연애는 시간도 많고 돈도 많은 남자들, 아주 부자 아니구선 거의 힘 들다고 봐.
● 엄상익 제 경우는 늘 직접 듣는 얘기가 있습니다. 남편이 수상해서 부인이 흥신소 같은 데 의뢰를 한다든가, 남편이 외도하는 가장 리얼한 현 장을 잡으려고 외도하는 집 바로 앞집에 돈을 줬다든가, 사흘동안 잠복하다가 경찰 데리고 들어가서 현장을 덮쳤다든가….
● 황필호:고전적인 얘기네.
● 엄상익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편이 외도를 했지만 그래도 남편을 사랑 한다, 주위체면상 이혼소송을 걸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라는 넌센스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제법 많아요. 이혼소송을 하는 많 은 여자들의 의식이 남편의 외도를 이혼사유로 들지만 속으로는 그 게 문제가 아닌가 봐요.
● 황필호:혼내 주겠다?
● 김정일:맞어! 한 번 혼내 주겠다.
● 엄상익 그러니까 사는 데 여자들이 진실하지 못한 거죠. 외형적인 명분하고 진짜 깊은 속에 있는 거하고 다르다는 얘긴데…. 예를 들어 애들 앞 에서 엄마로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나 남편의 외도가 미워서 소 송은 걸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혼을 하기 싫은 그런 이율배반이 있다는 거죠.
● 김정일:이혼하라고 그래, 이혼해 보면 알아요.
● 마광수 그러니까 그걸 꼭 강조해야 돼요. 결혼하고 3년은 꼭 애 안 갖기. 이혼율이 우리나라가 30%를 앞두고 있다고. 그런 마당에 애가 울타 리가 되고 있다고 어쩌고 하는 건 완전히 망상이야. 요새 여자든 남 자든 이혼을 한다고 하면 일단 애는 생각 안하고 애가 귀찮기만 해. 이혼도 못하면서 애한테 화풀이하는 엄마들 있죠. ‘너는 왜 애비만 닮았냐’면서. 나 요새 애들이 너무 불쌍해. 여자들 모성애가 없어 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