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양손쓰면 좌우뇌 고루 발달

  • 입력 2000년 1월 3일 20시 12분


사람들의 90%는 왼쪽뇌가 오른쪽뇌보다 우수하다. 그러나 아주 어릴 때 오른쪽 뇌가 손상을 받으면 왼쪽대뇌에 있는 언어중추의 역할을 오른쪽 대뇌에서 대신해 언어를 조정하는 일을 하게 된다. 청각장애자는 왼쪽 대뇌에서 언어기능 대신 시각기능을 처리한다.

이와 같이 우리의 뇌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신축성있게 변화할 수 있다. 이런 성질을 뇌의 가소성(可遡性)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교육과 노력과 의해서 이러한 뇌의 가소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뇌가 고루 발달할 수 있도록 신경쓰는 것은 엄마들의 몫이다. 오른손 왼손을 두루 쓰는 것도 뇌를 골고루 계발하는 한 방법이다.

오른손잡이는 왼쪽대뇌가, 왼손잡이는 오른쪽 대뇌가 더 발달되어 있으며 왼쪽 대뇌는 언어와 논리성 분석력과 계산력에 강하고, 오른쪽 대뇌는 공간 입체능력과 감성능력이 더 강하다.

그러나 서로 독립되어 있는 두 반구는 전혀 다른 기능을 하기 보다는 뇌량(양뇌를 연결하는 뇌의 다리)을 통하여 서로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같은 일을 상호 협력하여 한다. 따라서 왼쪽뇌와 오른쪽뇌를 모두다 사용하는 것이 한쪽 뇌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좋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오른손잡이의 90%는 언어중추를 왼쪽 대뇌에 가지고 있지만 왼손잡이는 언어중추를 양쪽 뇌에 다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오른손잡이는 왼쪽 뇌를 손상받게 되면 언어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왼손잡이들은 한쪽 뇌가 손상을 받아도 언어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가 있다.

따라서 어릴 때 아이들이 왼손을 쓴다고 야단칠 일만도 아니다. 오히려 양손을 같이 잘 사용하도록 격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뇌를 발달시키는 데 좋다.

서유헌(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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