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골집/돌담 밑에 놀다 간 초봄 햇살은/고양이 눈까풀을 감겼다가/고목나무 밑의/오랑캐꽃을 피웠지//…//망 육십(望六十)/어깨 위로 살포시 내려/어루만져라 잘 어루만져라’(햇살) 라는 구절에서 보여지듯, 빛과 따뜻함의 이미지 속에 세월의 무게를 승화시켜 나가는 담담한 시어가 책의 줄기줄기를 수놓는다.
시인 김규동은 “현실의 중압이 거셀수록 그의 시에서 내부로 침전하는 사색의 물결들은 고요한 물살을 일으키며 영원회귀의 순환에 합일하고 있다”고 평했다.
박준영은 ‘한글문학’ 98년 겨울호를 통해 등단했으며 KBS TV본부장, 대구방송 사장 등을 지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