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인 독일 그립스 극단의 ‘Line1-Das Musikal’도 86년 초연이후 지금까지 총 936회 공연됐을 뿐이다. 한국의 ‘지하철 1호선’은 원작보다 더 많은 공연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
7년째 공연되고 있는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선 배우는 총 66명, 연주자도 20명이 거쳐갔다. 이 중에는 영화 ‘박하사탕’의 주연배우 설경구(94년 ‘안경’ 역, 96∼97년 ‘철수’ 역), 방은진(94,96년 ‘걸레’ 역) 등 영화계로 진출한 유명스타도 있고, 이미옥 권형준 이정헌 장현성 등 이 작품을 통해 배출된 뮤지컬 배우들도 많다.
학전(대표 김민기) 측은 2월6일 그동안 ‘지하철 1호선’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연하는 ‘1000회 기념 올스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공연에는 독일에서 ‘Line-1’에 출연했던 배우 토마스 아렌스도 출연해 2막 첫곡인 ‘지하철을 타세요’를 부른다. 독일의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 작곡자 비르거 하이만, 이 작품을 영화화한 감독 라인하르트 하우프가 방한해 1000회 공연을 축하할 예정이다.
5인조 록밴드 ‘무임승차’의 라이브 연주도 ‘지하철 1호선’ 장기공연 성공에 한 몫 했다. 드럼주자인 박진완은 배우와 연주자를 통틀어 1000회 전 공연에 출연한 유일한 멤버. 박씨는 “초연 때부터 무대 뒤에서 연주하느라 정작 공연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생전 ‘지하철 1호선’ 공연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기도.
‘지하철 1호선’은 백두산에서 풋사랑을 나눈 한국인 ‘제비’를 찾아 서울로 온 옌벤(延邊)처녀 ‘선녀’가 지하철 1호선과 그 주변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경쾌한 록음악에 유머러스하게 담은 작품. 특별한 스타도 없는 소극장 뮤지컬이 장기공연될 수 있었던 것은 번안 작품을 우리 주변 이야기로 완전 재창조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Line-1’이 통독 이전 베를린 사회의 모습을 그렸다면, 학전의 ‘지하철 1호선’은 서울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담아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4월2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
평일 7시반, 토 4시 7시반, 일 3시 7시. 02-763-8233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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