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독일 뒤셀도르프대 정치학 교수이며 철학박사. 주요 저서로 '존 로크의 사상' '소련과 유럽' '전도된 유토피아' 등이 있다.》
종말은 언제나 두렵지만 역사에는 수많은 종말과 또 다른 시작이 있었다.
‘역사의 시작과 종말에 관한 11가지 철학적 성찰’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고대 그리스, 기독교, 콩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나치의 제3제국, 슈펭글러 등의 역사관을 살피며 인간의 역사에서 종말과 시작이 갖는 의미를 점검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시간을 시작과 종말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 ‘창세기’에서 세상의 종말을 그린 ‘요한계시록’으로 이어지는 ‘성서’의 기독교적 시간관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통용되는 상식적인 시간관은 19세기 서구 계몽주의의 산물이다. 흔히들 목적론적 역사관이라고 이야기하는 헤겔과 마르크스는 변증법과 연관되면서 역사의 종말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 계몽된 사유로 분류된다.
시작과 종말이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인간이 그어 놓은 시간의 관념을 따라 또 한번 새천년의 시작에 발을 디딘 우리에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되묻게 하는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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