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분쟁 해결해 주세요＂… 본보 법률상담 문의 쇄도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도 다양한 분쟁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아일보와 ‘정강법률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인터넷 무료법률상담’에도 사이버 분쟁의 해결방법을 묻는 상담편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인터넷으로 증권거래를 하는 홈트레이딩(HTS). P씨(31)는 지난해 7월부터 증권회사 두 곳과 홈트레이딩 계약을 하고 거래를 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가지고 있던 주식이 상한가인 것을 확인하고 팔자 주문을 냈지만 주문이 입력되지 않았다.

회사측에 전화를 했으나 “서버가 잠시 다운됐으니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 얼마 후 서버가 복구돼 다시 주식을 팔려 했으나 이미 가격은 하한가였다.

P씨는 이후에도 두 번이나 같은 경험을 했고 비슷한 피해자가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회사측에 항의하고 보상을 요구했지만 “아직 이런 사고를 보상한 전례가 없고 당신이 주식을 정말 팔려고 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며 “법대로 하라”는 답변뿐이었다. 한국증권거래소 김정수(金正洙)차장은 “법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 증권회사가 100%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버가 다운됐다는 사실은 전산 시스템에 기록돼 있고 투자자가 당시 주식을 매도하려 했다는 것도 정황증거로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것.김차장은 “지금은 피해액이 소송비용보다 적어서 소송을 내는 사람이 없지만 앞으로 증권거래에 대한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되면 소송이 봇물처럼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Y씨(29)는 인터넷 도메인 소유권분쟁을 호소했다. 그는 정보통신회사를 차리고 도메인네임을 등록했는데 같은 회사이름을 사용하는 미국의 한 은행이 “도메인을 내놓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국내 한 로펌을 통해 보내왔다고 걱정을 했다. 이밖에 상대방에게 사적으로 작성된 전자문서가 통신상에 그대로 공개된 경우 명예훼손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복권이나 인터넷 금융다단계 사업의 합법성을 묻는 상담신청도 다수였다.

포럼변호사들은 사이버 분쟁에 관한 외국 자료들을 수집해 답변해 나갈 계획. 답변은 동아닷컴(www.donga.com)과 정강법률포럼(www.lawhelp.or.kr), 다음(www.daum.net) 홈페이지의 캠페인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