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섬유유연제의 광고 문구. 그러나 적잖은 주부들은 섬유유연제를 쓰면 정말 옷이 린스한 듯 부드러워지고 정전기가 없어지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최근엔 ‘세제찌꺼기 제거’‘살균작용’ 등의 첨가기능을 강조하는 제품도 늘어나 그만큼 선택도 어려워졌다.
동아일보의 주부소비자 모니터 5명이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매출순위에 따라 ‘피죤의 피죤’, ‘LG 샤프란’, ‘옥시 쉐리’를 실제로 사용하고 평가했다. 결과는 섬유유연성 기능은 대체로 만족, 정전기방지는 대체로 불만족.
▼속옷표면 실크같은 느낌▼
이용선씨(32·경기 용인시 수지읍)는 “섬유유연제를 썼더니 스웨터가 덜 따갑고 더 폭신해졌다”고 말한다. 남소라씨(30·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TV광고처럼 수건이 부풀어오르는 건 아니지만 속옷의 표면이 실크처럼 부드러웠다”고 했다.
그러나 정전기방지 효과에 대해선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
“스타킹 등 나이론 옷은 정전기가 줄었지만 면이나 모제품은 유연제를 쓰나 안쓰나 별 차이가 없어요.”(남씨)
▼면-모제품 정전기 안줄어▼
“드레스셔츠를 섬유유연제로 헹군 뒤 다림질해 입어 보고 평가했는데 제품에 따른 차이도 없고, 사용 자체에 대한 차이도 없네요.” (최수정씨·28·서울 마포구 도화동)
그러나 서소영씨(28·경기 고양시 행신동)는 “정전기가 많이 생기는 털스웨터를 피죤 샤프란 쉐리로 세탁해봤더니 특히 피죤에서 정전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향에 대해서는 ‘빨래후에도 은은한 향기가 남는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빨래가 마른 뒤엔 향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게 공통된 의견.
이들 세 제품은 △살균작용 △세제찌꺼기 제거 △땀냄새 제거 등 추가기능도 홍보하고 있으나 각 업체에 문의한 결과 특정 성분을 첨가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피죤과 샤프란이 항균제를 첨가한 정도. 강지아씨(33·서울 도봉구 창동)는 “피죤 겉에는 색바램방지효과 추가라고 돼있는데 이에 따른 성분표시가 없다”고 지적했다.
▼빨래 마른 후엔 향기 안나▼
이에 대해 업체에서는 “섬유유연제가 양이온 계면활성제이기 때문에 음이온 계면활성제인 세제를 쓴 뒤 사용하면 두 성분이 중화돼 세제찌꺼기도 없앨 수 있다”며 “또 발향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땀냄새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 화학분석팀 이광락팀장은 “세제 찌꺼기나 땀냄새제거는 양이온 계면활성제가 갖고 있는 고유기능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서울대 여정성교수(소비자학)는 세제찌꺼기와 땀냄새를 없앤다고 효과를 표기한 것은 소비자를 오도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