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휘계에 떠오르는 핀란드 출신의 젊은 지휘자들이다. 각각 버밍엄시 관현악단, LA 필하모니, 토론토 심포니, 스코틀랜드 국립 챔버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 오케스트라 수장으로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다.》
‘눈과 호수의 나라’ 인 핀란드에는 왜 뛰어난 클래식 음악가가 많을까? 지휘계 뿐만 아니다. 작곡가 아울리스 살리넨, 요나스 코코넨, 소프라노 카리타 마틸라와 소일레 이소코스키, 바리톤 요르마 힌니넨…. 인구 500만여명에 불과한 북방의 ‘소국’ 핀란드로서는 놀랄만한 성과다. ‘음악의 나라’로 불리는 인구 800만의 오스트리아가 젊은 지휘자로 프란츠 벨저 뫼스트, 성악가로 소프라노 안젤리카 키르히슐레거 정도를 배출한 것과 큰 대비를 이룬다. 최근 바이올린의 ‘섹시스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린다 브라바도 핀란드인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 매거진’은 특집기사를 통해 핀란드가 클래식 음악계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이모저모로 진단했다.
NYT매거진이 꼽은 첫 번째 이유는 핀란드의 독특한 ‘말’. 음악가들의 독특한 이름이 보여주듯 핀란드어는 주변의 게르만(스웨덴) 슬라브(러시아)어 등 인도유럽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우랄어 계통의 언어다. 한국인들이 그렇듯 유럽어를 배우는 데 ‘품’이 많이 든다. 역사적으로 이들이 주변 국가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데는 ‘만국어’인 음악처럼 적합한 도구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사는 핀란드의 ‘자연’을 이나라 음악가들이 가진 두 번째 성공비결로 꼽았다. 겨울 몇 달 동안 해가 뜨지 않는 어두운 풍경이 섬세한 내면을 표현하는 클래식 음악에 잘 들어맞는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런 ‘정서적 분석’보다 더 설득력있게 느껴지는 부분은 이 나라가 택한 ‘문화적 특화 전략’이다. 이 잡지는 핀란드처럼 작은 나라일수록 일정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 성공하는 특화전략을 갖게 마련이라고 분석. 이런 전략은 이동통신의 노키아, 예술부문의 ‘고전음악’에서 처럼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교향시 ‘핀란디아’로 유명한 시벨리우스는 1차 대전 후 신생 독립국이 된 핀란드를 세계인에게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에 따라 이 작은 나라의 문화계는 음악적 역량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는 것.
음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정부의 지원도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수십개의 국립 음대가 전국에 산재해 수준 높은 교육을 펼치고 있다. 헬싱키음대는 빈 국립음대 등과 더불어 유럽의 수위를 다투는 일류 교육기관으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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