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과 경주시청이 최근 이곳 경주 남산의 문화유적을 정비하면서 불상 주변의 나무를 베낸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나무를 베낸 곳은 남산의 불곡 감실 석조여래좌상(신라 6세기말)과 상선암 마애여래좌상(통일신라 8세기말) 주변 등.
논란의 핵심은 삼림의 훼손으로 인해 남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에서 탈락할 우려가 생겼다는 것. 올 봄 유네스코측의 남산 현지 심사를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가장 많이 나무를 베낸 곳은 불곡 감실여래좌상 주변. 200여평에 심어져 있던 소나무 대나무가 사라졌다. 경주의 한 미술사학자는 “불상 주변이 황량한 벌판으로 변해버려 불상의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미의 특성상 자연물과 인공 불상이 조화를 이룰 때 유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지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원형 보존”이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벌목은 오히려 문화유산 지정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경주 남산의 유적을 실측하고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면서 “벌목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