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위기 환경-문화유적 시민 성금으로 사들인다

  • 입력 2000년 1월 25일 23시 35분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이나 모금을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 및 문화 역사유적이 있는 지역의 토지나 시설을 매입해 이를 보존하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자연신탁국민운동)이 25일 출범했다.

내셔널트러스트(NT)운동본부(공동대표 김상원·金祥源, 고은·高銀)는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명자(金明子)환경부장관 유재현(兪在賢)환경정의시민연대공동대표 문국현(文國現)유한킴벌리사장 최열(崔冽)환경연합사무총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날 대회에서 앞으로 2002년까지 국민총생산(GNP)의 1%를 자산으로 적립해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토의 1%를 매입 또는 임차해 개발로 인한 환경훼손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수입중 1%를 내셔널트러스트에 기탁하는 ‘1%클럽’을 만들고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 100여개를 발굴해 관리하기로 했다.

NT운동측은 이날 1차로 태안군의 천리포수목원(자연경관우수지역), 광주 무등산, 강화도의 매화마름 군락지, 서울 강동구 둔촌동 습지, 제주 선흘곶(묘산봉개발지구), 인천의 시흥갯벌, 강화 남단의 서해안갯벌(철새도래지), 서해안의 신두리 해안사구 등 8개 지역을 매입 후보지로 발표했다. 100여년전 영국의 빈민운동가 변호사 신부 등이 시작한 이 운동은 영국은 물론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미국 일본 호주 말레이시아 등 25개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NT운동본부 서왕진(徐旺珍)사무처장은 “그동안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이라도 개인 소유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기금으로 해당 토지를 사게 되면 소유주도 금전상 손해를 보지 않고 국민도 자연환경과 역사적 유산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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