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동양학자 13인의 자전적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철학 종교학 사학 정치학 문학 미술 음악 등 각 분야의 주목받는 소장학자들이 모여 우리 시대의 동양학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을 터놓았다.
계명대 한자경교수는 “단지 우리나라 말로 우리나라 안에서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한다고해서 한국철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그래서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사유체계와 새로운 사유방식만이 진정한 한국철학”이라는 것이다.
한의사인 박석준씨는 “진단의 표준화나 객관화, 한약재의 대량 생산과 소비 등으로 인해 한의학에서 서구과학적인 실체관을 강요하게 되고 방법론적으로 기계적인 인과율에 얽매이게 된다”고 비판한다.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뿐 아니라 문제의식까지도 서구의 것을 수입해서 쉽게 해결해 온 우리 풍토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잘 아는 필자들은 전공과 방법을 달리하는 연구자들간 교류가 절실함을 역설한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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