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각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들의 성장과정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목표를 향한 도전의식을 가졌고 부모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예술 과학 교육 등의 분야에서 창의적 성취를 이룬 30세 이상의 인물 30명.
조사를 담당한 한국청소년상담원은 박경애박사는 “특정분야에서 뛰어남을 뜻하는 수월성은 교육이나 노력을 통해 발견되고 길러질 수 있다”며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저마다 타고난 적성과 특기를 개발하여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나가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꿈을 향해 노력〓조사대상 30명 중 25명이 어려서부터 ‘목표를 세워 열심히 노력’했으며 29명이 ‘어려움이 생기면 극복해내는 즐거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장상 이화여대 총장은 어린 시절부터 박사가 되겠다는 꿈을, 임원식씨(음악가)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고 그 꿈을 이뤄냈다. 나해철씨(시인·의사)는 인턴시절 새벽 두세시에 일을 마치고도 집에 가서 촛불을 켜놓고 시를 쓸 정도였다.
또 김성주씨(사업가)는 미국 유학시절 ‘이왕 칼을 뺐으니 죽더라도 이 자리에서 죽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몰두했다고 얘기했다. 곽재구씨(시인)는 어려울 때마다 ‘내가 못하면 누가 해내겠는가’라고 생각하며 고통 대신 희열과 재미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부모의 칭찬〓21명이 ‘부모님이 나를 믿고 자랑스러워하며 칭찬해주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혜원씨(미국 제퍼슨의대 내과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넌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격려하면서 뭔가를 이루어내면 매우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어떤 조그만 일이라도 해내면 기뻐하실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열심히 했지요.”
박광수씨(만화가)의 부모도 그에게 늘 ‘갈채’를 보냈다. 학교 다닐 때 같이 말썽피우던 친구들은 모두 부모들이 ‘포기’했는데 그의 부모는 “네가 지금 그러는 것은 한때의 실수이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전유성씨(개그맨) 역시 “부모님은 내가 뭘 하든 항상 웃고 좋아했으며 연예계 나간다고 할 적에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풍부한 경험〓23명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 적이 있거나 국내외로 여행다니기를 즐겨하며 시야를 넓혔다.
김어준씨(딴지일보 총수)는 45개국을 배낭여행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황영성씨(화가)도 남미를 여행하면서 창조적 영감을 많이 받았다. 독서는 이들에게 다양하고 폭넓은 간접경험을 주었다. 나종일씨(경희대 정치학과 교수)는 어릴 때부터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정 읽을 게 없으면 아버지가 가져온 농림부 통계자료까지 읽을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