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스테이지]인디그룹'위드 유' 네티즌모금 음반출반

최근 인터넷에서 주목받는 싱글 음반 ‘다짐’을 낸 그룹 ‘위드 유’. 이들은 N세대로부터 음반 제작비를 모금한데다 자신들이 직접 음반을 거의 다 만들었다는 점에서 ‘만들어서 즐긴다’는 21세기 가요계의 새 흐름을 대변한다. 또 인디 그룹으로 발라드를 내세워 기존 ‘인디〓록’의 등식을 깬 것도 드문 일.

먼저 제작비는 200만원이 들었다. 그 중 인터넷으로 모금을 벌여 네티즌 88명이 ‘선주문’ 형식으로 89만 3000원을 댔다. 작사 작곡비는 멤버 주창훈(27·건국대)과 양희민(27·홍익대)이 싱어송라이터여서 한 푼도 들지 않았다.

‘위드 유’는 인터넷시대에 자기 음반을 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터넷으로 ‘N세대 동지’를 모아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 온 멤버 주창훈도 “하고 싶은 음악이 맨 먼저이고, 대중의 취향은 그 다음”이라고 말한다.

‘위드 유’가 인디〓록이라는 고정 관념을 깰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자유’의 덕분이다. 기획자 이재인(32·단국대 예술경영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인터넷은 노래 실력이 있는데도 돈이 없어 노래를 발표하지 못하는 이들의 천국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에 힘입어 음반은 이제 ‘DIY(Do It Yourself)’ 제품이 되어가고 있다. 가수들은 그만큼 돈이 적게 들어 애매한 ‘다중’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위드 유’ 같은 21세기적 메시지를 지닌 그룹이 흥행 이데올로기만을 앞세우는 한국 가요계를 바꿔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