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다국적기업과 국내 대기업은 물론 시장조사전문기관들조차 인터넷 시장예측에는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관련기업들은 분석수치 보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직감 에 의존, 투자와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실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년전 국내외 조사기관의 자료를 참고해 인터넷 이용인구가 99년말 400만명, 2000년말 5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근거로 마케팅전략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1년에 100만명씩 증가하는 속도를 당시 인류 역사상 확산속도가 가장 빠른 미디어 라고 표현했다. LG전자도 2년전 펴낸 E-커머스 보고서 를 통해 인터넷 이용인구가 99년말 6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막상 정보통신부의 집계결과 작년말 인터넷 이용인구는 삼성전자 예측의 2배이상에 달하고 LG보고서 보다도 4백만명이 많은 1000만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부는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700만명을 넘는다 고 밝혔다.
세계적 정보통신(IT)기업인 IBM도 인터넷 시장예측에 실수를 범했다. 한국IBM 고위관계자는 루 거스너 회장이 3년전 전자상거래와 관련, 두가지 예측을 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며 이에따라 시장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고 전했다. 거스너 회장은 전자상거래가 도입되면 △온라인의 편리함으로 대리점 수가 줄고 △거래규모는 소개책자(카탈로그)를 이용한 통신판매수준에 그칠 것으로 자신했다는 것.
그러나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집계결과 99년말 세계 전자상거래규모는 기업對기업(B2B)이 215억달러, 기업對소비자(B2C)가 456억달러로 나타나 통신판매 수준을 능가하는 호황 을 구가했다. 또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유통과 애프터서비스를 위해 IBM의 대리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
기업과 전문조사기관은 최근 또다시 관련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전망 수치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기업인 인터파크는 금년도 국내 전자상거래규모(B2C)를 1486억원으로 예상했다. 반면 한국전산원은 이의 2배에 달하는 2500억원, LG전자는 2001년에 가서야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업체들은 지금 어떤 전망을 믿고 사업계획을 짜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