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삼성미술관학예연구실장,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학예연구실장, 최승훈 부산시립미술관학예연구관, 장동광 일민미술관학예연구관 등은 최근 모임을 갖고 ‘한국미술관큐레이터협회 창립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날 모임에는 국내 공사립 미술관 큐레이터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큐레이터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단체가 없어 큐레이터 관련 제도개정 등에 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며 창립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2월말 ‘한국미술관 큐레이터 협회창립총회’를 열고 협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최근 정부가 마련 중인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발도 협회출범의 한 계기가 됐다.
한 큐레이터는 학예사 자격시험도입을 골자로 한 이번 개정안이 “시험과목 등이 지나치게 박물관 위주로 되어있다” 고 비판했다. 또 “미술관은 다양한 특성을 살려 창의적인 공간을 마련해 갈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창의력을 시험으로 가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술관이 각자의 개성에 맞는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나갈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시험 거부투쟁을 벌이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협회가 창립될 경우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 시행령’개정을 놓고 큐레이터들과 정부간의 마찰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