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하나, 비누 한 개에서도 독특한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들. 이들을 겨냥해 인테리어용품부터 볼펜까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모든 것을 한 건물에서 파는 ‘라이프스타일 제안’ 매장이 늘고 있다.
패션업체나 패션디자이너들이 열고 있는 이들 매장은 그 브랜드의 옷을 좋아하는 젊은층이 한 매장에서 옷과 같은 분위기의 의식주 관련용품을 사도록 꾸며놓은 것이 특징.
젊은이들의 거리인 서울 중구 명동에 지난해 가을 문을 연 닉스의 ‘쏘 베이직’과 데코의 ‘데어즈’엔 활동적인 치노바지 차림의 10대 후반 혹은 20대가 북적거린다. 캐주얼웨어 업체답게 이들이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여유롭고 편안한 캐주얼 라이프다.
디자이너캐릭터 브랜드인 텔레그라프의 고객을 겨냥한 데코의 ‘텔레그라프홈’도 다음달 문을 연다.
데코의 권혜경이사는 “텔레그라프를 입는 20,30대 전문직 여성이 집에서 필요로 하는 가구 침대 소파 이지웨어를 두루 갖추게 될 것”이라며 “테크노적 환경속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우리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비 휴먼(Be Human)’”이라고 말했다. 천연소재를 활용하면서 최대한 쓰기 편안한 스타일을 내놓을 예정.
패션문화거리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엔 ‘캘빈 클라인’과 ‘메종 드 이영희’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캘빈 클라인’ 청담동 전문점엔 심플과 모던을 특징으로 하는 캘빈 클라인의 의류와 홈컬렉션이 같이 있다. “패션성이 강한 의류와 패브릭을 구매함으로써 캘빈 클라인이 추구하는 단순하면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서병탁해외영업팀장은 설명한다.
봄여름 의류에서는 흰색 연회색 흐린 파랑 베이지색이 주조색인데 커텐 식탁보 방석 등 패브릭에서는 이들 의류와 잘 어울리는 탁한 바이올렛 화강암 회색 꽃무늬 베이지색이 올봄 유행색으로 제시됐다.
‘메종 드 이영희’에는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 특유의 감각이 담긴 옷과 함께 침장 식탁보 등이 진열돼 있다. 침장류는 실크 면 모시 마 삼베 등 우리 고유의 천연소재에 조각보자기 색동저고리 기법을 응용한 독특한 스타일.
인접한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무명주의’도 얼마전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제안매장. 원단제조업체에서 출발한 주로인터내셔널이 의류 침장류 생활용품 팬시 잡화를 팔고 있다.
선진국엔 가정요리에서 정원관리 실내장식 옷차림에 이르기까지 가정살림의 모든 것을 조언해 주는 ‘라이프스타일 코디네이터’란 이색업종이 있다. 삶의 질, 일상생활의 심미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감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제안 매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